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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를 괴롭히는 의존성(Dependency) 문제: 왜 이렇게 스트레스받는가?

의존성(dependency)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개발자들이 한숨을 쉽니다.
도대체 의존성이 무엇이길래 개발자들을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걸까요?
오늘은 의존성의 개념부터 실제 문제 사례, 그리고 해결 방법까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의존성이란 무엇인가?

의존성은 쉽게 말해 "내 코드가 돌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다른 코드나 라이브러리"를 뜻합니다. 일상생활에 비유하자면 이런 관계들이 의존성입니다:
1.
휴대폰 앱과 카메라의 관계 - 카메라 앱이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카메라 앱은 카메라 기능에 "의존"합니다.
2.
자동차와 엔진의 관계 - 자동차가 달리려면 엔진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는 엔진에 의존합니다.
3.
커피머신과 전기의 관계 - 커피머신이 작동하려면 전기가 필요합니다. 커피머신은 전기에 의존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웹사이트를 만들 때 날짜를 다루는 기능이 필요하다면, 직접 만들지 않고 이미 잘 만들어진 'moment.js' 같은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씁니다. 이때 내 웹사이트는 moment.js에 의존하게 됩니다.

2. 의존성이 개발자를 괴롭히는 이유

의존성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개발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관리가 복잡해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1.
버전 충돌 문제 - 프로젝트에서 A 라이브러리는 B 라이브러리의 2.0 버전이 필요하고, C 라이브러리는 B의 3.0 버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런 충돌을 해결하려면 호환되는 버전을 찾거나 코드를 수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2.
의존성 지옥(Dependency Hell) - 하나의 라이브러리가 수십 개의 다른 라이브러리에 의존하고, 그 라이브러리들이 또 다른 라이브러리들에 의존하는 연쇄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마치 러시아 인형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의존성의 연쇄가 프로젝트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3.
업데이트의 연쇄 반응 - 하나의 의존성을 업데이트하면 그것과 연결된 다른 의존성들도 함께 업데이트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업데이트 후 기존 코드가 작동하지 않아 대규모 수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4.
빌드 시간과 용량 증가 - node_modules 폴더가 수 GB에 달하거나, Android 프로젝트 빌드에 10분 이상 걸리는 것도 의존성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은 일부인데 전체 라이브러리를 포함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보안 취약점 - 의존성 중 하나에 보안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패치해야 하는데, 이것이 다른 의존성과 충돌하면 전체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6.
디버깅의 어려움 - 의존성 내부에서 발생한 에러는 추적이 어렵습니다. 스택 트레이스가 수십 개의 라이브러리를 거치면서 실제 문제의 원인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3. 플랫폼별 의존성 문제의 특성

각 개발 환경마다 의존성 문제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1.
Android 개발
Gradle 의존성 해결이 느리고, AndroidX 마이그레이션 같은 대규모 변경이 발생
Google Play Services나 Firebase를 추가하면 빌드 시간이 2-3배 늘어남
multidex 문제로 메서드 수 제한에 걸리는 경우 발생
2.
Next.js/Node.js 개발
npm의 중복 설치 문제와 peer dependency 충돌
node_modules 폴더가 프로젝트보다 더 큰 용량을 차지
npm, yarn, pnpm 등 패키지 매니저마다 다른 의존성 해결 방식
3.
Windows 개발
DLL 지옥이라고 불리는 문제
같은 이름의 DLL 파일이 여러 버전으로 존재하면서 충돌
레지스트리 의존성으로 인한 설치/제거 문제
4.
VS Code/IDE
확장 프로그램 간 충돌
SDK 버전 관리 문제
한 확장 프로그램이 다른 확장 프로그램과 충돌하여 IDE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4. 실제 발생한 의존성 대참사들

역사상 의존성 때문에 발생한 대규모 사고들을 살펴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1.
left-pad 사태 (2016년)
단 11줄짜리 JavaScript 함수인 left-pad가 npm에서 삭제되면서 React, Babel 등 수천 개의 프로젝트가 빌드 실패를 겪었습니다. 문자열 왼쪽에 패딩을 추가하는 단순한 기능이었지만, 이것에 의존하던 프로젝트들이 연쇄적으로 마비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작은 의존성 하나가 전체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2.
Python 2에서 3으로의 전환 대참사
Python 2와 3의 비호환성 때문에 10년 이상 생태계가 분열되었습니다. 많은 라이브러리들이 Python 2에만 존재했고, 기업들은 수백만 줄의 레거시 코드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었습니다. 2020년 Python 2 지원이 종료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시스템이 Python 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
Log4j 보안 취약점 (2021년)
Java 로깅 라이브러리인 Log4j의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어 전 세계 수백만 개의 서버가 위험에 노출되었습니다. Minecraft부터 AWS까지, Log4j를 직간접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시스템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프로젝트가 Log4j를 사용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4.
React Native 0.60 업그레이드 지옥
React Native 0.60 버전에서 AndroidX 마이그레이션과 자동 링킹이 도입되면서 기존 프로젝트들이 대규모 수정을 해야 했습니다. 많은 서드파티 라이브러리들이 호환되지 않았고, 개발자들은 몇 주씩 업그레이드 작업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5.
npm 패키지 악성코드 사건들
event-stream, ua-parser-js 등 인기 있는 npm 패키지들이 해킹당해 악성코드가 삽입되는 사건이 여러 번 발생했습니다. 수백만 명의 개발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악성코드를 다운로드하고 실행했습니다.

5. 성공적인 의존성 관리 사례

모든 의존성 관리가 실패하는 것은 아닙니다. 잘 설계된 시스템들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Go 언어의 모듈 시스템
Go는 처음부터 의존성 관리를 언어 차원에서 설계했습니다. go.mod 파일로 버전을 명시적으로 관리하고, 의존성을 최소화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Go 프로젝트들은 다른 언어에 비해 의존성 문제가 적습니다.
2.
Rust의 Cargo
Rust의 패키지 매니저인 Cargo는 엄격한 버전 관리와 함께 컴파일 타임에 의존성 충돌을 해결합니다. Cargo.lock 파일로 정확한 버전을 고정하고, 의존성 트리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3.
Docker와 컨테이너화
Docker는 의존성을 이미지 안에 격리시켜 "내 컴퓨터에서는 되는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개발 환경과 프로덕션 환경의 의존성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Deno의 URL 기반 모듈 시스템
Deno는 npm 같은 중앙 저장소 없이 URL로 직접 모듈을 가져오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버전을 URL에 명시하여 의존성 충돌을 원천적으로 방지합니다.

6. 의존성 관리의 핵심 원리

성공적인 의존성 관리를 위한 핵심 원리들입니다:
1.
결합도 최소화
코드끼리 너무 밀접하게 얽히지 않도록 설계
한 코드가 바뀌어도 다른 코드에 영향을 최소화
2.
의존성 주입(Dependency Injection)
필요한 객체나 기능을 직접 만들지 않고 외부에서 주입받는 방식
코드의 유연성이 커지고 테스트가 쉬워짐
3.
인터페이스 활용과 추상화
구체적인 구현에 의존하지 않고 인터페이스에 의존
새로운 기능 추가나 변경 시 전체 코드를 고치지 않아도 됨
4.
변경에 닫혀 있고 확장에는 열려 있는 구조
기존 코드를 수정하지 않고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
새로운 클래스를 추가해 연결만 바꾸면 되는 구조

7. 의존성 관리의 모범 사례

실무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입니다:
1.
최소 의존성 원칙
정말 필요한 의존성만 추가
lodash 전체 대신 필요한 함수만 가져오기
간단한 기능은 직접 구현 고려
2.
버전 고정과 Lock 파일
package-lock.json, Gemfile.lock 등을 버전 관리에 포함
팀원 모두가 동일한 버전 사용 보장
3.
정기적인 업데이트와 감사
npm audit, bundle audit 등으로 정기 검사
보안 취약점 즉시 패치
계획적인 업데이트 일정 수립
4.
의존성 격리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활용
모노레포 구조로 의존성 범위 제한
한 서비스의 문제가 전체로 확산되는 것 방지
5.
중앙집중식 버전 관리
gradle.properties나 별도 파일로 버전 중앙 관리
프로젝트 전체에서 일관된 버전 사용
6.
호환성 매트릭스 문서화
주요 라이브러리의 호환 버전 조합 문서화
업그레이드 시 참고 자료로 활용
7.
라이선스 관리
모든 의존성의 라이선스 확인
GPL 등 상업 프로젝트에 문제될 수 있는 라이선스 주의

8. 버전 충돌 해결 전략

버전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입니다:
1.
의존성 트리 분석
# Gradle ./gradlew dependencies # npm npm list # yarn yarn list
S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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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시적 버전 지정
// package.json "dependencies": { "react": "18.2.0", // 정확한 버전 지정 "lodash": "^4.17.21" // 마이너 버전까지 허용 }
Java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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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충돌 해결 강제
// Gradle configurations.all { resolutionStrategy { force 'com.google.guava:guava:30.0-jre' } }
Groo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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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eer Dependency 관리
호환되는 버전 범위 명시
사용자에게 필요한 의존성 설치 안내

9. 의존성이 만드는 구체적인 고통들

개발자들이 실제로 겪는 의존성 관련 고통들입니다:
1.
"어제까지 됐는데" 현상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는데 갑자기 빌드 실패
의존성의 의존성이 업데이트되면서 발생
2.
빌드 시간 증가
작은 수정에도 5-10분씩 대기
개발 효율성 급격히 저하
3.
디버깅 지옥
에러가 어느 라이브러리에서 발생했는지 추적 어려움
스택 트레이스가 수십 개 라이브러리 거침
4.
메모리와 디스크 낭비
node_modules가 프로젝트보다 큼
중복된 의존성들이 여러 번 설치됨
5.
팀원 간 환경 차이
"내 컴퓨터에서는 되는데" 문제
같은 코드가 다른 결과 생성
의존성은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의 필수 요소이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은 의존성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의존성과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존성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꾸준한 관리와 모범 사례의 적용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