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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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해묵은 갈등이 전면전의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전 세계의 시선은 단 한 사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쏠리고 있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선택지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전쟁의 향방을 가를 ‘절대무기’의 사용 여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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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깊숙한 곳에 숨겨진 이란의 핵 야망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이 위험한 카드를 꺼내 들어 ‘참전’을 선택할까요, 아니면 위태로운 협상의 끈을 붙잡을까요? 거대한 폭풍의 눈 앞에서, 그의 결정이 중동의 미래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조기귀국한 트럼프 "NSC 소집"…'벙커버스터 투하' 고려하나|지금 이 뉴스
1.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 포르도 농축 시설
이란의 핵 개발 야망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포르도(Fordow) 우라늄 고농축 시설입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나탄즈 시설이 상당 부분 파괴된 지금, 포르도는 이란이 핵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게 남은 심장부와도 같습니다.
1.
천혜의 요새, 지하 90미터: 포르도 시설이 국제 사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이유는 그 위치에 있습니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140km 떨어진 쿰주의 험준한 산악 지형, 그 지하 80~90미터 깊이에 건설되었습니다. 단단한 암반과 여러 겹의 강화 콘크리트, 두꺼운 흙으로 덮여 있어 어지간한 폭격으로는 흠집조차 내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서방의 군사 공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철옹성인 셈입니다.
2.
비밀리에 키워온 핵 야망: 이 시설은 2009년 서방 정보기관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나기 전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도 신고되지 않은 비밀 시설이었습니다. 이곳의 원심분리기는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에게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최우선 순위의 위협으로 꼽힙니다.
3.
이스라엘의 딜레마: 이스라엘이 보유한 재래식 벙커버스터로는 이 지하 요새를 파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번 전쟁의 목표를 '이란 핵 능력의 완전한 제거'로 잡았다면, 포르도 시설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결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포르도가 건재하는 한, 이란은 언제든 다시 핵무기 개발의 고삐를 쥘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지하 요새를 파괴할 유일한 열쇠, GBU-57
포르도라는 견고한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유일한 창이 바로 미국만이 보유한 GBU-57, 일명 '초대형 관통탄(Massive Ordnance Penetrator, MOP)'입니다. 이 무기는 단순한 폭탄을 넘어,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습니다.
1.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 GBU-57의 무게는 약 13.6톤(3만 파운드)에 달합니다. 이 육중한 무게에서 나오는 운동 에너지를 이용해 지하 깊숙이 파고든 뒤 폭발합니다. 그 관통 능력은 무려 60미터 두께의 강화 콘크리트나 40미터 이상의 암반을 뚫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포르도 시설의 방어벽을 무력화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입니다.
2.
오직 B-2 스텔스 폭격기만 가능: 이 거대한 폭탄은 아무 비행기나 탑재할 수 없습니다. 오직 미국의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만이 GBU-57을 두 발까지 장착하고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은밀하게 침투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그토록 이 무기의 제공을 요청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GBU-57을 사용한다는 것은 곧 미군, 특히 B-2 폭격기 조종사가 직접 작전에 투입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3.
정교한 파괴 시나리오: 미 군부는 포르도 시설 파괴 작전을 오랫동안 다듬어 왔습니다. 그 결론은 한 발의 GBU-57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지점에 여러 대의 B-2 폭격기가 연달아 GBU-57을 투하해야만 지하 깊숙한 곳의 시설을 완벽하게 파괴하고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는 미국의 직접적이고 체계적인 군사 개입을 전제로 합니다.
3. 트럼프의 양다리 전략, 외교와 군사 압박 사이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를 두고 외교와 군사적 위협이라는 두 개의 카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습니다. 그는 양쪽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며 자신의 선택지를 최대한 넓히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1.
협상을 위한 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GBU-57이라는 강력한 군사 옵션을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해왔습니다. 이란에게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GBU-57을 맞을 수 있다"고 압박하고, 국내 지지자들에게는 "전쟁을 피하고 외교적 해결을 위해 군사적 위협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2.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부른 균열: 하지만 이스라엘이 "임박한 위협"을 명분으로 전면적인 공습에 나서면서 이러한 모호한 전략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전쟁이 현실화되자, 트럼프는 더 이상 양다리를 걸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제는 위협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자신의 입장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입니다.
3.
엇갈리는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서둘러 마치고 귀국하면서 "뭔가 해야 한다"며 강경한 대응을 시사했지만, 동시에 "이란은 기본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고 딜을 맺기를 원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이는 그의 복잡한 심경과 함께,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4. 참전의 대가, 미국이 주저하는 이유
미국이 B-2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땅에 GBU-57을 투하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아닌 '미국의 전쟁'이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방부가 주저하는 이유는 바로 이 참전의 대가가 너무나도 크고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1.
전쟁의 공식 당사자: GBU-57 투하는 미국이 이 분쟁에 공식적으로 개입하는 선전포고와 같습니다. 이 경우,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은 중동 전역에 퍼져있는 미군 기지와 군인들을 향해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통제 불가능한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정치적 부담과 내부 분열: 공화당 내에서도 비개입주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스라엘이 싸우고 싶으면 혼자 싸워야 한다"는 강경파의 주장은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MAGA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군사 개입은 자칫 지지층의 분열과 극심한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3.
외교의 종말: 만약 폭격을 선택한다면, 트럼프가 그토록 원하던 '더 나은 핵 협상'의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군사적 해결은 외교적 해법의 완전한 실패를 의미하며, 이는 이란을 더욱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 수 있습니다.
5. 선택의 기로, 트럼프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운명적인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이 전쟁이 이스라엘만의 전쟁으로 남게 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전쟁으로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의 앞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놓여 있습니다.
1.
신속한 승리를 위한 개입: 보수적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주장처럼, 전쟁이 이미 시작된 이상 미국이 적극 개입해 이스라엘의 신속한 승리를 돕고 이란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전략적, 도덕적 책임을 강조하는 논리입니다.
2.
거리 두기와 불개입: 반면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처럼, 이 전쟁의 주체를 명확히 하고 미국의 직접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경우 전쟁은 장기화될 수 있지만, 미국은 더 큰 전쟁에 휘말리는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제3의 대안: IAEA 사무총장이 제안한 것처럼, 직접적인 폭격 대신 사이버 공격이나 전력망 파괴를 통해 포르도 시설의 원심분리기를 무력화하는 대안도 거론됩니다. 이는 군사적 개입의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마무리하며
결단의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단순히 하나의 군사 작전을 승인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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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결정에 따라 중동의 지정학적 지형이 바뀔 것이며, 미국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도 재정의될 것입니다. 전 세계는 숨을 죽인 채 그의 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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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는 동맹의 손을 잡고 전쟁의 불길에 뛰어들 것인가, 아니면 한 발 물러서서 위태로운 평화의 가능성을 모색할 것인가. 역사는 곧 그의 선택을 기록하게 될 것입니다.
이란 핵시설과 최강의 벙커버스터, 트럼프의 선택은 전쟁인가 협상인가?